비쌀수록 잘 팔린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

부유층을 겨냥한 ‘귀족 마케팅’이 중소기업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줄곧 저가전략에 의존해온 중소기업이 최근 초고가상품 출시로 마케팅방식을 ‘U턴’하면서 장기불황 돌파에 나섰다. ‘10%의 구매자가 80%를 소비한다’는 전략을 기초로 시작된 귀족마케팅은 중소 가방·가구업체에서 도자기·의류업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르마늄원석을 이용한 돌침대·보석문양의 핸드백·물소통가죽의 소파·금장을 두른 도자기 등 일반 제품보다 3∼5배가 비싼 이들 제품은 10%에 해당하는 상류층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중기 고가품 어떤 것 있나=맥반석·옥돌·게르마늄원석을 이용해 돌침대를 제조하는 장수산업. 이 회사는 각종 건강상품이 국내 소비시장을 강타하면서 인체에 유익한 게르마늄 돌침대 등을 출시했다. 평균 400만∼500만원대에 판매되지만 여유있는 상류층 소비자의 수요가 잇따르고 있다.

인조보석을 이용한 ‘쥬얼리 핸드백’ 제조업체인 이스톤쥬얼리산업. 이 회사는 양식진주 등을 활용한 고가 핸드백 5종을 출시한 후 매출이 예년보다 늘어났다. 소디(SODI)라는 브랜드의 이 제품은 가격이 50만원대지만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월 10억원이상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도자기업체 중 한국도자기는 금장을 두른 수공예 도자기인 ‘뮤지엄콜렉션 시리즈’를 출시, 귀족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든 뮤지엄콜렉션은 샹제리제·뮤즈 등 3종으로 14·18K의 금장 수공예품이다. 이 제품은 미대 출신 근로자가 직접 핸디페인팅을 통해 제조하는 만큼 가격이 일반 제품보다 3배이상 비싸다. 그러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이제는 수출까지 할 정도다. 이밖에 가구업체 중 세림퀸모드가 물소통가죽으로 만든 고급소파를 출시하고 이불업체 중 허니문랜드는 100% 실크이불을 판매, ‘상류층소비자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무성 한국도자기 영업이사는 “일반적으로 귀족마케팅하면 ‘싼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소비규모가 큰 상류층을 잡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귀족마케팅의 특징=소비자의 구매패턴과 핵심 소비자층을 정확히 진단한 후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펼치는 선진마케팅 기법은 중소기업에서도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소비규모가 다른 상·하류층 고객을 구분, 영업전략을 구사하는 고객관계관리(CRM)마케팅은 최근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 중 한국도자기·장수산업 등은 CRM기법을 기초로 귀족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귀족마케팅의 생명을 제품의 희소성·소량생산·주문식 제조에 두고 있다. 상류층 소비자는 ‘흔한 제품’보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하며 오히려 값이 싸면 팔리지 않아 고가전략 필수 불가결 요소가 된다.

한국도자기는 뮤지엄콜렉션 제품을 소비자 주문을 통해 소량생산하며 장수산업도 게르마늄 돌침대 등을 사전에 예약받은 후 제조하고 있다.

최주화 장수산업 사장은 “귀족마케팅을 통해 매출규모를 극대화시키고 있다”며 “일본·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상류층 공략을 목표로 한 귀족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